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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주하지 말 것, 그리고 변화할 것.

    얼마 전 1년을 만들고 다듬어 오던 블로그 스킨이 사라졌다. 우습게도 기본 제공 테마들을 구경하던 도중(도대체 왜 구경했는지 모르겠지만) 테마 적용을 눌러버리는 황당한 실수로 코딩 파일을 날리게 되었다. 늘 데이터 기록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데이터 보호를 위해 매월 일정 금액을 투자 중이기도 하며) 심지어 개인의 기록 또한 중요시하여 일기도 하루하루 꼬박꼬박 쓰는 나인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구멍이 뚫려 버린 것이 허탈하기만 하다.

    블로그의 소급 된 포스팅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첫 포스팅은 16년 1월 1일이니, 그때 부터 만들고 다듬으며 넉넉잡아 약 1년 이상을 가꾸던 소중한 내 지적 재산이 공중분해 된 것이 한편으론 굉장히 아까웠다. 우스운 건 막상 시원하게(?) 날리고 나니 오히려 개운한 말끔한 기분이 들어서 많이 놀라웠다.

    개발자도 아닌 내가 부족한 코딩 실력을 바탕으로 혼자 씨름해가며 오래 다듬어온 스킨이기에 애착이 생겨 사용하기 불편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감수하고 사용했던 부분이 많이 있었고, 또 시작과 달리 블로그의 콘셉트가 점차 변해가고, 또 그 종류와 양이 점점 더 세분화 되는 데 반해 콘텐츠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져서 사실 포털에서 다이렉트로 들어오지 않는 이상 특정 정보에 대해 접근을 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 

    또 1년 가까이 다듬었다고는 하지만 세세한 수정이 많았을 뿐 큰 틀에서의 변화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시 약 반년 전의 최종 백업되어있던 스킨을 적용해 세부적인 부분을 모두 수정하여 복구할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스킨을 제작 혹은 커스터마이징 할 것이냐의 기로에 놓였다. 스킨의 모든 구조를 파악하고 있기에 전자가 훨씬 빠르고 쉬웠지만, 이번 기회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보완해서 전화위복을 시켜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후자로 선택했다.

    그렇게 완성된 스킨이 지금 현재 적용되어있는 스킨이다. 제작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그 정도로 붙들고 있을 여유는 없어서 잘 만들어진 스킨을 커스터마이징 하여 제작하였는데, 결론적으론 이전 스킨이 가졌던 기술적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였고, 콘텐츠의 세부화에 완벽하게 대응 가능한 유연한 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으며, 콘텐츠 접근성을 엄청나게 향상 시킬 수 있었다.

    잡설이 길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작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는데, 당연하다 여기는 것을 다시 살피고, 뜯어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고, 또 낡은것에 대한 변화와 탈피가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안주하지 말 것. 늘 생각할 것. 그리고 변화할 것.


    여담 : 사실 이 글을 쓰기 전 러프는 분명 스킨 날림 -> 비움에 관한 생각 -> 법정 스님 철학 -> 결론이었는데, 쓰다 보니 주저리 주저리가 되었다. 아무래도 이 글도 날려버린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