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지용 시집 - 정지용

    정지용 시집
    국내도서
    저자 : 정지용 / 윤동주100년포럼역
    출판 : (주)스타북스 2017.02.10
    상세보기


    #구절

    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오롯한 사랑과 진리가 바람에 옥좌를 고이고 커다란 하나와 영원히 펴고 날다. - 바람 중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 유리창 중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 호수 중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산) 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 고향


    #리뷰

    중학교 1학년 시절 국어 시간에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배우며 처음으로 성근별이라는 단어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담임 선생님이자 국어 수업을 담당하셨던 '김성근 선생님'의 이름과 같다며 선생님과 함께 웃으며 공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어린 시절 배운 '향수'는 그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나 집중했지 사실 온전히 시 자체를 느끼고 즐기지는 못했었기에 공부를 하면서도 제대로 알고 공부를 했다기보단 의도를 가지고 공부를 했었고, 동시에 그 시가 담고 있는 진짜 의미를 깨닫기엔 너무 어렸기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20대 후반이 된 지금 읽는 향수의 뛰어난 심상에 한번 놀라고, 아주 정갈하고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그 표현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가령 향수뿐만 아니라 고향이라던가 유리창, 호수, 바람 등 지금이라도 정지용 시인의 시를 읽고 감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10년 후, 20년 후, 그리고 30년 후에 내가 이 귀중한 시를 다시 읽었을 때 느끼게 될 감정이 너무 궁금해진다.


    #평점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큐정전(阿Q正傳) - 루쉰  (0) 2017.08.14
    가난한 날의 행복 - 김소운  (0) 2017.08.13
    '사과' 후기  (0) 2017.08.12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0) 2017.08.12
    7년의 밤 - 정유정  (0) 201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