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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아이덴티티(Split)' 후기


    #리뷰

    관객들은 맥어보이(역할이 많아 실명으로)를 중심으로 영화를 바라보지만, 전체를 되짚으면 간간히 나오는 케이시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영화속에서 케이시는 어린시절 삼촌에게 동물 사냥을 배우는 동시에 사냥감이 되어 성폭행과 학대를 겪은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메세지를 던지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로 케이시는 사람과 있는 것을 기피 하게 되며, 실제로 영화 속에서 일부러 사고를 쳐서 벌을 받는다는 대사를 하는데 그러면 혼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 읊조린다.

    케이시의 어린 시절을 조금씩 비추는 동시에 영화는 거의 전체적인 부분에서 맥어보이의 직업이나, 장소에 대한 암시를 던지는데 그것들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그의 직업은 철도 공무원이라던가, 혹은 의상 디자이너쯤으로 보여지게끔 관객들의 생각을 유도한다. 이 부분은 굉장히 아쉬운데, 영화를 보고 나면 굳이 마지막 어설픈 극적 효과를 위해 억지 설정을 꽂아둔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다음 단락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영화의 마지막에 케이시가 갇혀 있었던 곳이 동물원임을 보여주는데 이는 늘 삼촌의 사냥감으로써 갇혀 지내던 케이시가 드디어 그 울타리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고, 동시에 삼촌에게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후회를 맥어보이에게 두 발의 총상을 입히는 것에서 모든 트라우마가 해갈됨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소재가 매우 흥미로웠다. 접근방식도 좋았으며, 옛날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아이덴티티(2013)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설정상의 어설픔으로 인해 결말이 굉장히 부자연스럽다는게 아쉽고, 동시에 정말 좋은 소재를 가지고 이도 저도 아는 영화를 만들어 버린 것 같아 굉장히 아쉬운 작품이다.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