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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 - 장 자크 루소

    에밀
    국내도서
    저자 :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 / 이환역
    출판 : 돋을새김 200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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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아기

    최고의 행복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에 있다. 이것이 나의 원칙이며 교육에 접목시켜야 할 핵심이다. 
 
 



    
교육은 세 가지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자연·인간·사물이 그것이다. 자연은 인간을 내적으로 성장시키고 인간은 그 성장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반면 사물은 그것과 부딪쳐 얻는 경험의 측면에서 교육을 돕는다. 모든 교육은 이 세 가지 스승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 스승의 가르침이 서로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만이 인간은 제대로 교육받았다고 할 수 있다. 
 
 



    
나무는 수직으로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 이것은 식물의 본성이어서 억압에 의하지 않는 한 그 자세를 잃지 않는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나무를 구부러뜨려 놓으면, 그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더라도 그 구부림의 흔적이 남는다. 하지만 이 흔적은 일시적일 뿐이다. 식물이 성장을 지속하는 한 그 본성은 다시 나무를 수직으로 자라게 한다. 인간의 성향 또한 비슷하다. 동일한 상태가 지속되는 한 습관에서 비롯된 그 성향은, 설령 그것이 부자연스럽다 하더라도 줄곧 유지된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습관은 사라지고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교육 역시 이러한 습관일 뿐이다. 
 
 



    
모든 사회는, 결속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기적이다. 애국자의 눈에는 외국인이 무가치하게 보일 수 있다. 스파르타 사람들은 타민족에게 냉혹하고 인색했지만 자국민에겐 공평무사하고 따뜻했다.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선량하게 대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먼 나라 사람들의 의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철학자들을 경계하라. 
 
 




    #2

    나는 성인이 된 후 부터 결혼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저 결혼을 해야 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연애 경험이 없거나, 이성에 대한 환상과 의미없는 공격성 따위를 가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며, 동시에 사리 분별이 가능한 나이에 접어든 이후 결혼에 대한 편견이 생길 만한 환경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음을 밝힌다. 본인은 성장하며 넘치진 못했어도 충분히 누릴 것들을 누렸고, 가정도 충분히 화목했고, 이성 관계도 원만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오며 스스로 자각한건 굳이 결혼해야 할 이유가 없더란 거다. 그저 맹목적으로 사랑을 쫓아서 그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서 결혼을 한다는 건 사실 2017년 지금을 살아가는 요즘 것인 나에겐 절대로 피해야 할 선택이라 생각한다. 둘이 결혼해서 아등바등 살아가고, 아기를 낳아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돈 버는 기계가 되어 살아가는 삶은 사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단지 내 생각일 뿐이다. 나는 내 아버지와 세상의 모든 아버지를 존경한다.)

    난 그런 삶을 살아갈 바에야 그냥 혼자 조금(아니 훨씬) 더 좋은 삶을 누리면서, 내가 경험하고 싶은 것들과, 나누고 싶은 것들을 베풀며 살아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난 성격상 뭔가 잔뜩 있는걸 아주 싫어 하기(아 돈은 빼고) 때문에 물욕이 별로 없고, 꼭 필요한 건 현재로써는 모두 가지고 있으며, 철저하게 가지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는 소비를 하므로 금전적인 리스크도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하는 유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기는 절대로 낳지 않을 생각이다. 정말 결혼을 했다면 둘이서 행복하고 알콩달콩하게 조금 더 누리며 살겠다. 최소한 내가 살아가는 세기의 대한민국에서의 새 생명은 축복인지 아니면 그저 노동력 보충수단인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내 것을 무척 아낀다. 그렇기에 자식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내 자식에게 제대로 해줄 수 없을 바에야 그를 태어나게 한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굉장히 답답하기에 그에게 이런 국가와 답답한 이런 기분들을 알게 하고 싶지 않다. 쉽게 말해 나는 그를 금수저로 만들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굉장히 미워 보이는 위의 모든 단락은 사실 에밀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가졌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이었다. 조금 더 부드럽게 풀어나가고 싶었지만 저게 솔직한 내 생각이었던 지라 그냥 가감 없이 썼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내가 '에밀'이라는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어떤 책을 한번 읽어볼까 기웃기웃하다가 표지에 구미가 당겼다. 귀여운 소년이 싱긋 웃고 있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서문을 읽고, 첫 페이지를 넘기고 에밀은 나를 매료시켰다.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내 정식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저자 '장 자크 루소'가 멀리서나마 관찰자의 시점으로 지켜보고 저술한 일종의 교육서이자 다른 가정교사들의 교수법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책이 바로 에밀이다. 그는 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가상의 인물인 에밀을 만들어 냈으며, 그의 유년기부터, 결혼 직전까지의 성장 과정과 그 시기의 어떤 교육을 하였는지에 대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수년간 가져왔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출산은커녕 결혼에 대한 당위성 자체에 의문을 품던 내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여지껏 난 자식을 낳아 기른다는 걸 상상해본적도 없고, 만약 낳아도 제대로 기를 자신이 없었다. 물질적인 부분을 떠나 도대체 그 맑고 깨끗한 영혼에 무얼 가르쳐 줘야 하고, 어떤 경험을 주어야 하며, 또 어떻게 해야 최소한 좋은 인성을 가진 아이로 기를 수 있을지에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이런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바가 더욱 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만약에 결혼을 하고 와이프가 임신을 하게 된다면, 나는 최소한 한달에 한번 이상은 에밀을 읽을 생각이다. 시대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무조건 맹신하고 접목시킬 순 없다. 하지만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바르게 인도하고, 어떻게 해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지는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기르는 것이 인간답게 기르는 것인가?' 이 물음의 답을 찾아가는게 에밀을 교육하는 '장 자크 루소'와 '나'의 공통적인 지향점이다.

    자녀 교육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싶다면 나는 에밀을 읽으라 권하고 싶다. 수많은 책과 고전을 읽으면서 이 정도의 통찰력과 안목을 보여준 사람은 장자크 루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