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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폰스 무하 展' 관람기


    '알폰스 무하전' 관람기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 나들이를 다녀왔다.

    지금 예술의 전당에 정말 많은 전시가 동시 진행중인데 작년말에 볼만한 전시가 없어서 전시장 방문이 뜸했던걸 생각하면 굉장히 기분 좋은 현상이다.

    이번 알폰스 무하전은 13년 이후 3년 6개월 만의 기획전시이며 16년 3월 5일 까지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성인기준 15,000원이다.


    나의 시선과 생각

    '나에게 회화, 성당에 가는것, 그리고 음악의 개념은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내가 성당의 음악 때문에 성당을 좋아하는 것인지,
    성당이 내포하는 신비로운 장소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전시를 관람하며 무하에 대해 파악하려 애썼지만, 사실은 아직도 그를 잘 파악하지 못하겠다. 그냥 그림만 봐선 아 이게 무하의 스타일이구나 싶지만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여 보면 그는 스타일이 없거나, 혹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러프하면서 가벼운 느낌이 든다. 깊이감 자체가 너무 떨어져서 이게 무하의 스타일인 것인지, 아니면 그의 성미가 급한 탓에(성격을 알 도리가 없으나 그가 사용하는 선들을 보면 굉장히 날림이 많아 성격이 급하다고 추측하였다.) 그런 식의 스타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색을 사용함에도 일관성이 떨어졌는데 전체적으로 색감 자체가 물을 탄 것처럼 채도가 낮고 색을 쓰는 것을 극히 경계하는 것처럼 느꼈는데 또 특정 작품은(딱 한 가지 작품이었지만) 굉장히 채도가 강하고 선명했었다. 

    선의 강약을 굉장히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시리즈 작품임에도 그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아서 그 의도파악이 힘들었다. 또 구도는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했고 특정 작품에는 디테일을 굉장히 고집하는데 또 비슷한 여타 작품에서는 디테일은 커녕 날렸다는 느낌이 강했다. 단순히 디테일에 집착하지 않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파악이 어려웠다.

    디테일을 살펴보면서도 그가 꼼꼼하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는데 작품 여러 부분에서 종종 실수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뭐 손가락이 여섯 개라던가.. 다만 여태껏 봤던 작가들 중 가장 시리즈물이 많았으며 옷의 주름표현이나 덩어리 감에 대한 표현이 가장 뛰어났다.

    선의 강약으로 강자와 약자를 나누거나(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을 나누고) 성인과 아이를 나누는 등의 기법들은 꽤 신선했다.


    총평

    전시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알찼다. 작품 하나하나, 그리고 구성, 중간에 훅도 적절했다. 다만 조명 위치와 동선은 끔찍했다. 도대체 왜 조명을 사람의 뒤편에서 쏘는건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작품 하나하나의 전시 밀도는 높은 상태에서 사람마저 많으니 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을 수 밖에 없으며 동시에 여러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서 작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서 제대로 된 감상이 어려웠다. 

    또 굳이 무하스타일 이후의 이야기 섹션을 넣어야 했는지가 궁금하다. 굉장히 뜬금없고 또 아무 의미 없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또 억지로 찾지 않으면 무하와의 연결고리 또 한 찾기가 힘든 것들이 많아서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섹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미가 없다.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볼만한 전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