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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트 로커' 후기


    #리뷰

    난 스무 살에 징집되어 평범하게 군 생활을 했다. 힘든 군 생활이었지만 그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끈끈함이나 동료애, 전우애는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전역 후 학군단 장교로 입대 하지 않은 것을 여러 번 후회한 적이 있다. 특히 군시절 나는 특전사나 파병부대를 꽤 동경했었는데 그 때문인지 나는 전역 이후 현대전을 소재로 하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전체적으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화려하고 멋들어진 전투가 아닌 정말 지루하고 불안한 전쟁의 실상과 그 속에서의 순간순간의 지옥을 그린다. 조용하고 평이함 속에 흐르는 긴장감과 불안함. 그리고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이 그것을 증폭시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개의 카프리썬 중 하나만 제임스와 샌본에게 던지고 혼자서 카프리썬을 모두 마셔버리는 엘드리지의 개인적이고 가난한 부박한 영혼. 그리고 샌본에게 카프리썬을 모두 양보하고 먹여주는 제임스의 동료애와 군인정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 여기서 그가 보여준 행동은 비협조적이고 군인정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그가 사실은 가장 군인다운 군인이었음을 반증하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는 다른 영화와 비슷한 러닝 타임속에서 여러 인물과의 스토리를 풀어내고 또 감정을 잇는다는 점이다. 단순히 셋 만의 스토리에서 국한되지 않고 그것에서 파생된 수 없이 많은 인물과 또 복잡하게 뻗어 나가는 관계를 아주 단순하지만 임팩트 있게 풀어낸 영화다. 

    '나이가 들면 네가 어릴 때 좋아하던 것들이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단다.'
    -제임스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