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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타(1~32) - 소다 마사히토

    카페타 32
    국내도서
    저자 : 소다 마사히토(Masahito Soda)
    출판 : 학산문화사(만화/잡지)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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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약한 자일수록 이기려고 아등바등한다. 승부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지나친 투자는 방해만 되는 법이다.

    나중을 생각한다며 힘을 아끼면, 결국 끝까지 흐지부지 싸우게 된다. 할 수 있는 것을, 한계까지 모두 해 본 다음에야 비로소 다른 방법이 떠오른다.

    지금 하는 일이 내 인생에 언제 어떻게 관계가 있을지 모르고 혹시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것이다.


    #2

    만화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 또 만화책을 집어 들었다. F1(포뮬러 원)을 소재로 한 만화라니.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구미가 당겨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F1을 가장 좋아한다.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한 르망이나 나스카, WRC에는 솔직히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데 유독 F1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세계 최고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가장 앞선 기술력의 집약체이자 그냥 멋져서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뭔가를 좋아하는데 멋진 것 말고 뭐가 더 필요한가? 그렇게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겉핥기를 하다가 이젠 어느 정도 잡다함이 쌓였는지 이제는 어느정도 껍질을 까고 사탕맛을 조금 보는 수준까지 왔다. 다만 F1 입문은 멋져서 했었지만, 깊이를 가질수록 드라이버와 컨스트럭터의 팀워크가 그 어떤 스포츠보다 중요하고 동시에 다대다(수백대 수백의 두뇌 싸움이라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두뇌싸움이 엄청난 스포츠임을 깨닫게 되면서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든 수준까지 와버렸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전략이 많고 두뇌 싸움이 치열하면서 팀워크가 돋보이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특히 F1과 더불어 NFL도 굉장히 좋아한다. 그 이유 또한 전 세계에서 가장 전략이 많은 다대다 두뇌 싸움을 하는 팀 파이팅 스포츠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주인공 카페타의 아버지가 카페타에게 카트를 만들어 주며 시작된다. 만화의 주제와 최종 목적지가 F1인 만큼 이런 부분은 실제로 미하엘 슈마허의 아버지가 슈마허에게 카트를 만들어준 어린 시절과 비슷하다. 책을 보다 보면 슈마허를 오마주한 부분이 상당 부분 나오는데, 극 초반을 벗어나면 슈마허와 아일톤 세나를 짬뽕하여 오마주 한다. 대표적으로 세나와 슈마허가 공통으로 특출났던 빗속 주행 능력이나, 머신 트러블을 순간 판단력으로 이겨내는 부분을 들 수 있다. 다만 이 책이 그려진 시기가 시기인 만큼 초반부에 별 생각 없이(보면 알겠지만 스토리가 좋은 작품은 아니다.) 넣어둔 라이벌 나오미의 존재가 그냥 중후반까지 뜬구름처럼 존재만 하다가 후반부에선 그 입지가 커져서 루이스 헤밀턴과 니코 로즈버그의 라이벌 구도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카트 -> 주니어 포뮬러 -> F3 -> GP2 -> F1으로 진행되는 F1 입문 과정을 자세히 보여준다는 것인데 이찌된 영문인지 F3 마카오에서 우승한 후 만화는 완결이 나버린다. 사실 너무 뜬금없는 완결이 나버려서 보는 도중 황당했을 정도. 또한, 극 중 등장인물들 또한 비중이 오락가락 하는데 팀 카페타의 모나미(감독, 여성)와 노부(매니저, 남성)의 러브라인 떡밥을 어린 시절부터 깔아놓고 모나미는 카페타의 라이벌인 나오미와 뜬금없는 러브 라인을 형성하고(도대체 계기가 없다) 유학을 간 노부는 간간히 얼굴을 비치다가 아무런 마무리 없이 완결이 나버렸다. 내가 바랬던 스토리는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노부와 F1까지 진출하여 활약상을 보여주고, 또 모나미와 노부의 러브라인으로 흘러가길 바랐는데 그냥 모든 게 흐지부지 한 채로 작품 자체가 너무 뜬금없이 끝나버렸기에 아쉬움마저 든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 스토리는 별 한두 개 수준으로 빈약하고 치밀하지 못하다.

    F1 진출의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기에 이토록 좋은 입문서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세하다. 스토리 자체는 빈약하여 큰 틀을 짚어가며 봐야 하지만 레이서의 성장 자체를 다각도에서 굉장히 잘 잡아냄과 동시에 각 과정에 있는 레이스의 특징과 그 과정에서의 인물의 심리묘사, 그리고 현실적인 스폰서 문제까지 비중 있게 다루어 보는 내내 실제 모터스포츠의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스토리의 빈약함을 장르에 대한 전문성으로 상쇄하는 작품이다. F1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3

    만화책 한권으로 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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