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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플랜' 후기


    #리뷰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더 플랜. 개인적으론 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지인과의 대화 도중 영화를 보지 않고 여론에 치우쳐 이 영화에 대해 논하는 내 꼴이 우스워 급히 더 플랜을 시청했다. 개인적으로 음모론이나(루스체인치 같은) 의미 없는 가십 같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영상을 재생하며 집중해서 보았으며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시청을 시작했기에 조금은 편향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단 그렇다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총평부터 하자면 너무 산만하고 빈약하다. 예를 들면 1+1=2여야 하는데 1+1=3이 나왔다.를 대전제로 가지고 가면서 중요한 건 어떻게 3이 나왔냐를 포커스로 잡지 않고 쓸데없는 부연설명만 장황하다.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사람은 결국 그것에 대해 모르는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도 있듯 더 플랜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뭔데?'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특히 그 장황함의 주축을 이루는 건 영화에 등장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데 중요한 것은 개표에 대한 주요 발언을 던지는 이들은 모두 외국인이었다는 것이다. (혹은 검은 머리 외국인이거나)

    즉 우리나라와 투표방식에 차이가 있는 국가들의 전문가들 의견을 마치 우리나라 투표 실정에 맞는 것인 양 인터뷰를 했다는 것인데 그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나오는 상식적인 오차가 과연 우리 실정에 맞는지 의문이 든다. 

    또 영화 초반부에선 개표기에서 나온 수치와 수개표 수치가 틀렸다는 내용을 보여주면서 기계는 틀릴 수 없고, 수개표가 잘못된 것 같은 인상을 은연중에 던지는데 이후에는 수개표에 대한 내용은 아주 작게 다루어지고 개표기로 부정검표 시연을 하고 개표가 끝난다는 식의 프레임을 가지도록 호도한다. 실제로 이후에 수개표를 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짤막하게 대충 수개표를 하는 몇 개의 쿠키 영상을 집어넣어 모든 검표원을 불성실한 이들로 일반화시켜버린다.

    또한 자꾸 개표 시간과 언론사 발표시간에 대해 언급하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게 왜 그곳에 선관위 사람들만 있을 거라 생각하는지가 궁금하다. 이후에 펼칠 논리의 부실함을 막기 위해 미리 연막을 치는건가? 영화에선 개표소 현장에 상주하는 기자들이 대략적인 눈대중과 수동적인 카운트를 하는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즉 수개표의 언급을 최대한 절제하고 기계의 부실함과 그에 대한 해킹을 생각보다 너무 쉽게 가능하다는 것만 부각한다. 그렇게 조작된 기계를 사용하여 혼입되는 장면을 보여주고, 18대 대선에서도 충분히 가능했을 거라는 논리를 펼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근거들이 이 부분에서만큼은 전혀 없다는 것. 즉 그냥 개인이나 단체의 생각이고, 결과적으로는 너무나도 자극적인 소설일 뿐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아마 가장 많은 이들을 선동했을 거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그냥 프레임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진실을 먼저 말하고 거짓을 말하는 것과 거짓을 먼저 말하고 진실을 말하는 것의 차이랄까?

    물론 빠르게 보고 쓴 내 리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취미로 블로그를 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정도의 내 눈에도 이것들이 보이는데 진보 논객이라 불리는 김어준이 과연 이걸 몰랐을까? 파파이스에서 그가 대선전에 내놓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듯 단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이슈가 필요하단 판단하에 급히 영화를 사회에 내놓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며 결국 결론은 답정너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진실을 위한 소중한 노력과 그 의의는 정말 칭찬하고 또 감사하다. 그 집요함과, 끊임없는 도출욕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님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시의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은 너무나도 당연했기에.

    ※ 1.5에 관련된 부분은 선관위에서 발표한 내용이 이미 있기에 생략한다.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