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실 속의 상실, 그리고 그 속의 잔잔함. 하지만 잔잔함 속에서 무겁게 짓눌러오는 묵직함과 아림.
이야기의 주체인 재훈(이병헌). 그는 늘 주변인처럼 머무른다. 모든 것을 상실하고 더는 잃을 게 없을 줄 알았던 상황 속에서의 상실. 그리고 그 상실 속에서 느끼는 재훈의 환멸.
다른 이를 품고 다른 이에게 의지하면서도 끝까지 남편을 놓지 않는 수진(공효진)의 부박함,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서도 모든 원인의 시발점이 본인임을 통감하며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재훈의 아림이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주체를 찾고 싶었을 뿐이기에 그는 그녀를 탓할 수가 없다. 그들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판단하기 주저한다. 본인들도 답을 알 수 없기에.
아무런 감정 없이 재훈이 삼켜버린 초밥 몇 조각의 상실, 그리고 남겨진 오래된 초밥 몇 조각이 주는 감정의 미완.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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